1. MES 도입, 단순히 시스템 설치가 아니다
제조업의 경쟁력이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제조 실행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MES 도입을 서두르다가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대부분 도입 전 사전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MES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도입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업무 방식, 데이터 흐름, 사람의 사고 방식까지 바꾸는 일입니다. 따라서 MES를 제대로 도입하려면 본격적인 개발이나 설치 이전에 반드시 체계적인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MES 도입 전 준비해야 할 핵심 사항을 전문가의 관점에서 단계별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2. 내부 공감대 형성: 도입의 첫걸음
✔ 경영진의 명확한 의지
MES는 조직 전반에 영향을 미치므로 경영진의 전폭적인 의지와 지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도입하라’는 지시가 아니라, MES가 왜 필요한지,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지 명확히 설명하고,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 현장 구성원의 이해와 수용
많은 MES 도입 실패 사례는 현장의 저항에서 시작됩니다. 기존 작업 방식이 바뀌거나, 시스템을 통한 모니터링이 생기면 “감시받는 느낌이다”, “업무가 늘었다”는 반발이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MES 도입의 목적과 기대 효과를 현장에 이해시키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3. 현재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
✔ 현업 프로세스 분석
MES는 기존의 업무 흐름을 전산화하고 통합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기존 프로세스가 정리되어 있지 않거나, 부서마다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면 MES 설계도 어려워집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다음을 사전에 점검해야 합니다:
- 공정 흐름도 (Process Flow)
- 작업 방식 (표준작업서 존재 여부)
- 부서 간 데이터 흐름
- 생산 실적 수집 방식
✔ 보유 시스템 및 데이터 현황 점검
MES는 단독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ERP, 설비(PLC), 품질 시스템 등과 연동됩니다. 따라서 현재 보유 중인 시스템과 데이터가 어떤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지, 연계가 가능한지를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ERP 시스템 유무 및 데이터 포맷
- 설비 자동화 수준 및 통신 가능 여부
- 품질 검사 장비 데이터 구조
- 실적 수집 주체 및 방식
4. 데이터 정비: MES의 기반
MES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불완전하거나 불일치하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도입 전 정비해야 할 대표적인 데이터는 다음과 같습니다:
항목 | 설명 |
---|---|
BOM (Bill of Material) | 제품별 자재 구성 정보 |
Routing | 공정 흐름 정보 (작업 순서, 조건 등) |
기준정보 | 품목코드, 설비코드, 작업자코드 등 표준화 |
설비 정보 | 설비 번호, 타입, 센서 통신 여부 등 |
LOT 규칙 | 추적관리를 위한 LOT 번호체계 |
✔ 데이터 정비 팁
- 부서마다 사용하는 용어와 코드 체계를 통일해야 합니다.
- 비정형(엑셀 등)의 데이터를 표준 양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 향후 MES와 연계할 수 있도록 ERP, 품질 시스템 등과 공통 키(코드 체계)를 맞춰야 합니다.
5. 목표와 범위 명확화
MES를 도입하면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가 바로 목표와 범위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사항을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 도입 목표
- 생산 실적 실시간 수집
- 불량 추적 및 분석
- 설비 가동률 관리
- 작업자 생산성 향상
- 납기 준수율 향상 등
✔ 도입 범위
- 전체 공정 대상인가? 파일럿 공정부터 시작할 것인가?
- 연계 대상 시스템은 무엇인가? (ERP, PLM, SCADA 등)
- 설비 데이터는 자동 수집인가? 수기 입력인가?
- 사용자 단말은 무엇을 사용할 것인가? (PC, 태블릿 등)
이러한 기준을 사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도입 중에 기능 변경이나 범위 확대로 인한 일정 지연, 예산 초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6. MES 벤더 선정 시 체크포인트
MES는 단순 패키지 설치가 아니라 기업 맞춤형 솔루션입니다. 따라서 벤더 선정 시 다음 사항을 꼭 체크해야 합니다.
항목 | 점검 내용 |
---|---|
유사 업종 구축 경험 | 우리 업종과 유사한 MES 구축 경험이 있는지 |
커스터마이징 가능 여부 | 업무 프로세스에 맞춘 설계가 가능한지 |
연계 시스템 경험 | ERP, PLC, 품질 시스템 등 연동 경험 보유 여부 |
유지보수 및 AS | 구축 후 기술 지원 체계가 잘 마련되어 있는지 |
확장성 | 향후 스마트팩토리 확장을 고려한 설계 가능한지 |
7. 내부 추진조직 구성
MES 도입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디지털 전환의 시작입니다. 따라서 전담 TF팀 또는 MES 추진 조직이 필요하며, 다음과 같은 역할이 필요합니다:
- 경영층 총괄 책임자 (의사결정)
- IT 담당자 (시스템 연동 및 유지보수)
- 생산부서 대표 (실무 피드백 및 요구사항 수렴)
- 외부 컨설턴트 또는 벤더 PM (구축 주도 및 기술 조율)
내부 구성원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시스템은 도입되더라도 활용률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8. 예산 및 일정 현실화
MES 도입은 규모와 기능에 따라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예산이 차이날 수 있으며, 구축 기간도 최소 3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단기 ROI(Return On Investment)만을 기대하지 말 것
- 예산 내에 교육, 유지보수, 라이선스 등을 포함할 것
- 일정 여유를 두고 파일럿 테스트 및 검수 기간 확보
9. 사전 교육과 변화관리 계획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의 변화 관리입니다. 시스템이 도입되어도 현장이 적응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사전 교육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합니다.
전략 | 내용 |
---|---|
사전 설명회 | MES의 목적과 기대 효과 설명 |
사용자 교육 | 시스템 시연, 기초 사용법 숙지 |
FAQ 제작 |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정리 |
커뮤니케이션 채널 운영 | 문제 발생 시 신속 대응 창구 마련 |
성과 공유 | 초기 도입 효과를 수치로 공유하여 긍정적 인식 확산 |
결론: 준비가 곧 성공이다
MES는 단순한 ‘시스템 도입’이 아니라, 조직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략적 투자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이라도 사전 준비 없이 도입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부 공감대 형성 → 프로세스 진단 → 데이터 정비 → 도입 목표/범위 설정 → 벤더 선정 → 예산/일정 관리 → 교육 및 변화관리까지,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세트로 작동할 때 비로소 MES는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MES 도입을 고려 중이라면, 시스템보다 조직과 프로세스를 먼저 준비하는 것이 진짜 시작입니다.